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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제 활성화 핵심 열쇠로 스마트공장 확산을 추진한다.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 도입이 목표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첨단 자동화 생산설비 등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를 융합한 디지털 제조 혁신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미 독일, 일본 등 세계 주요 제조 강대국들은 앞다퉈 디지털 제조 혁신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도 '제조 2025'라는 이름으로 제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슈분석]눈앞으로 다가온 디지털 제조혁신, 과제는?
 
 

디지털 제조 혁신이 수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도입 사례가 많지 않다. 이를 빠르게 도입하려면 △중소·중견기업에 큰 부담이 되는 막대한 비용 △도입 효과에 대한 인식 부족 △표준, 로드맵 등 보급 체계 미비 △인력과 교육 부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와 전자신문이 최근 국내 기계기업 486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산설비 디지털화 수준 설문조사'에 따르면 '실시간 생산정보를 데이터로 집계해 모니터링이 가능하다'고 답변한 곳은 전체 9.3%에 불과했다. 일부 단계만 데이터 수집·모니터링을 실시하는 곳이 35.6%, 생산이력관리 등 기초 수준만 갖춘 곳이 32.5%를 차지했다. 전혀 디지털화가 되지 않은 곳도 21%나 됐다. 우리 제조기업 대부분이 스마트공장 기반이 되는 데이터 수집 역량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셈이다. 

실제 생산까지 디지털화가 도입된 경우는 더 찾아보기 어렵다. '사물인터넷(IoT) 기반으로 원자재 입고부터 완제품까지 실시간 네트워크로 연결해 유연생산이 가능하다'고 답변한 곳은 겨우 1.6%에 불과했다. 

디지털 제조 혁신에 가장 큰 장애 요소는 비용이다. 설문조사에서 기업들은 디지털화 투자가 어려운 이유로 막대한 비용을 꼽았다. 응답 851건(복수 가능) 가운데 37.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부는 스마트공장 설비 투자 지원금으로 총 2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스마트공장 구축·공급기업을 위해 3000억원 전용 펀드도 만든다. 디지털화를 추진하려는 기업 부담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정부 자금 지원만으로는 제조업 전반에 높은 수준으로 디지털 제조 혁신을 이루기는 어렵다. 

생산설비에서 생성되는 많은 데이터를 획득·분석해 최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단순히 센서 하나 붙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생산설비 자동화 △생산설비, 센서, IoT 플랫폼 연동 △생산설비 데이터 분석·AI 기술 도입 △설비운영·공정 엔지니어링 △생산시스템(MES·ERP) 도입 등이 필요하다. 

조용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은 “기업이 전체 제조 디지털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HW, SW, 인건비 등 많은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면서 “정부 지원 범위와 지원 예산 모두 제조기업 입장에서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비용을 감수하면서 생산설비 디지털화에 동참하게 하려면, 디지털 제조 혁신 효과에 대한 확신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해당 설문조사에서 기업 22.9%는 '투자 대비 효과가 미미할 것 같아서'라며 디지털 제조혁신에 지갑 열기를 주저했다.

이미 해외 사례에서 디지털 제조 혁신에 따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기업 매출 증대를 위한 세부 핵심성과지표(KPI)는 납기, 설비효율, 생산성, 재고비율 등이다. 프라운호퍼 생산기술자동화연구소(IPA)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기업은 디지털화를 통해 △제조비용 10~20% 감소 △물류비용 10~20% 감소 △재고관리비용 30~50% 감소 △품질관리 비용 10~20% 감소 △복잡한 공정문제 해결비용 60~70% 감소 △설비유지보수비용 10~20% 감소 등 효과가 있었다. 전체로는 10~20%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됐다. 

프랑스 대형 자동차 부품업체 포르시아는 미국 콜롬버스 공장 내부 물류 영역에 스마트공장 기술을 적용한 결과 창고 저장공간 60%를 절감했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생산설비 디지털화에 쉽사리 지갑을 열지 못하는 이유는 국내 성공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구축 로드맵과 세부 사항이 없이 기업이 선뜻 위험을 감수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다양한 산업에서 구체적인 성공사례와 실행방안을 제시하는 '모델공장'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모델 공장을 구축하려면 디지털화 대상 산업을 선정해 수요기업과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디지털화를 위해 필요한 설비, 설비 자동화, 엔지니어링 등 기술을 가진 기술 공급기업과 연결해 해당 산업 표준 모델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통신·정보기술(IT) 기업과 제조기업 간 긴밀한 협력이 필수다. 향후 비슷한 공정을 가졌거나 유사한 제품을 생산을 하는 기업들이 이 모델을 참조할 수 있다. 

조 수석은 “디지털화 효과에 확신을 갖게 하려면 자사와 경쟁기업이나 공정이 비슷한 기업의 성공사례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화에 대한 KPI 관리와 측정방법 연구도 동시에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이 의지만 있으면 바로 디지털화를 추진하도록 보급체계·검증·인력 등 제반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설문조사에서 국내 기계기업은 제조 디지털화 가속을 위해 정부가 투자 지원 확대 이외에도 '관련기술, 업체 등 컨설팅(25.6%)', '디지털화 관련 직원교육(16%)', '전문 인력 확보지원(15.6%)'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노후화된 산업 단지별로 스마트공장 교체를 추진할뿐 아니라 각 산업 협회를 통해 보급·확산이 가능하도록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산학연 협력으로 공급기술 테스트·검증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대학 스마트공장과 디지털화에 특화된 인력을 양성하고, 기업 재직자도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관련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정부도 인력 양성 중요성을 인식, 2022년 스마트공장 운영인력 양성 목표를 5만명에서 10만명으로 높였다. 

조 수석은 “각 산업별 협회를 중심으로 스마트공장 보급 체계를 마련해 기업이 적은 부담으로 디지털화를 추진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면서 “산학연 협력으로 스마트공장 테스트베드 구축과 인재 양성도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오대석기자 ods@etnews.com